300 장

묵응은 우아한 자태로 한 손에는 다과 상자를, 다른 손으로는 치마를 살짝 들어 올린 채 당번 궁녀를 따라 대수궁 특유의 돌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다. 이 짧은 길을 걷다 뒤를 돌아보면,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모습과 궁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정원이 안개 속에 싸여 있는 모습이 마치 작은 모형처럼 정교하게 보였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길가의 꽃과 풀이 치맛자락을 스치고, 때때로 머리 위로 아름다운 새들이 날아가며 짹짹거리는 소리가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울려 퍼져 무척 듣기 좋았다.

이렇게 아름답고 고요한 궁전, ...

로그인하고 계속 읽기